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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잇다
2026. 4. 30.(목) - 8. 23.(일)

전주 하얀양옥집에서시작된 「마중, 진안」 전시(2026.4월)는 ‘전주에서 만나는 진안’이라는 이름으로 전주한옥마을 관광객에게 건넨 첫 인사였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띄운 그 마중은 이제 마이산자락 가위박물관에서 《진안 잇다》라는 이름으로 다시 이어집니다. 지난 전시가 진안을 향한 첫 만남의 자리였다면, 이번 순회전은 마이산을찾은 관람객들에게 진안의 또 다른 얼굴과 눈부신 비경을 소개하며 ‘2026 진안 방문의 해’를함께 알리는 뜻깊은 여정입니다.
이번 전시는 진안용담댐건설로 인해 물 아래로 사라진 6개 읍·면, 68개 마을, 2,864가구, 12,616명 주민들의 기억을 되짚는 데서 출발합니다. 정든 고향과 삶의 터전을 뒤로해야 했던 이들의 애환과 희생은 오늘의 진안을 지탱하는 깊은 뿌리가 되고 있습니다. 지도 위에서는 사라졌지만, 그곳에 깃들었던 시간과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의 마음속에 살아 있습니다. 사라진 마을의 기억을 돌아보는 일은 곧 진안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일입니다.
가위박물관 또한 잇는 의미를 품은 공간입니다.
가위는 단순히 사물을 자르는 도구가 아니라, 끝과 시작, 단절과 연결을 동시에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과거의 아픔을 끊어내고(절단), 흩어진 기억과 마음을 다시 이어(결합) 새로운 문화적 가치로 피워내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마이산자락에 세계 유일의 가위박물관이 설립되었습니다. 동시에 이곳은 생활문화와 장인정신을 보존하고 기록하는 공간으로, 오랜 세월 우리 삶 속에서 사용되어 온 가위를 통해 우리 삶의 생활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전시에서는 용담호의 맑고 깊은 물빛, 그리고 진안고원의 수려한 풍경을 담은 사진과 감각적인 일러스트 작품을 선보입니다. 고원의 사계와 빛, 안개와 바람을 품은 작품들은 수몰된 마을의 기억과 포개어지며 관람객에게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마이산의 장엄한 바위산과 용담호의 고요한 물결은 그렇게 과거와 현재를 함께 비춥니다.
《진안을 잇다》는 풍경과 기억, 사람과 사람,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전시입니다. 마이산의 영험한 기운을 따라 이 길목에 닿은 여러분께, 진안이 건네는 깊고 푸른 이야기에 잠시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과거의 기억을 딛고 현재의 풍경을 지나 내일의 진안으로 나아가는 이 특별한 여정에 함께해 주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