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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주세요

작성자 : 김용만
등록일자 : 2014-08-16
조회 :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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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FriendsFarm<다리위에 있는 소나무를 제자리에 옮겨주세요?>

진안 쌍다리 로타리에 소나무 세 그루가 살고 있다. 콘크리트 다리는 소나무 뿌리가 자라는데 방해를 하고 있다. 소나무 줄기는 철선으로 감겨져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매여 있다. 그리고 밤에는 불빛을 쏘아 소나무를 환하게 밝히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지가 앙상하여 잎이 무성하지 못하고 한여름 더위에는 잎이 쳐진다.

뿌리는 땅에 깊숙이 박혀서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해야 생물이 건강한 것이다. 그래야 잎이 무성하고 튼실한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쌍다리 로타리에 살고 있는 세그루 소나무는 화분에 심어져 있는 분재나 화초만도 못하다. 분재나 화초는 사람이 지극 정성으로 돌보니 그 또한 나름의 생명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래 잎이 무성하여 위를 향해야 하는 솔잎이 하루 종일 햇빛에 피곤하고 목말아 아래를 향해 있다. 그리고 밤이면 불빛으로 나무를 밝게 하여 잠자는 시간을 빼앗는다. 이뿐인가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몸을 풀어야 생기가 돋는데 꼼짝 할 수 없도록 철사 줄로 꽁꽁 묶어 비바람에도 그냥 서 있어야 하니 이보다 더한 곤혹스러운 것은 없을 것이다.

하루라도 일찍 세그루 소나무가 자연의 이치대로 살 수 있도록 흙과 미생물이 살아 있는 공간으로 옮겨주기 바란다. 그리고 그 자리는 그냥 비워두는 것이 좋으나 굳이 조경을 하고자 한다면 단년생 식물이나 조각을 설치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생명에 대한 감수성으로 한그루의 나무라도 소중히 여기고, 불필요한 삽질을 하지 않는 미래지향적 사고와 행동이 요구되는 매우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익을 얻지 못하고 불편하고 느리게 가더라도 자연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