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령면 덕천리 신덕부락에 있는 밤나무> 신덕리 한 가운데에는 무려 3백여년이 넘었다는 묵은 밤나무 한 그루가 있다. 봄, 가을을 300번 맞이하고 보낸 이 밤 나무에는 너무도 처절한 이야기 하나가 전해오고 있다.
지금부터 약 200여년전 이 나무밑에 석달 열흘간을 치성을 드리는 한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은 3대 독자인 박씨에게 시집 온 부인이었다. 남편까지 근근히 대를 이어온 박씨집안으로 출가한 몸으로 남편의 시중도 시중이려니와 3년이 지난 오늘까지 자식이 없는게 큰 걱정이었다. 그날은 백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였지만 달밝은 보름날이기도 하였다. 마악 치성을 드리고 일어서려는 판인데 나무 위에서 예쁜 새알 두개가 떨어져 정한수떠 놓은 그릇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박 여인은 새알을 정성스레 싸서 나묵가지위에 올려주었더니 아까부터 울어대던 딱딱구리 한쌍이내려와 알을 품어 주는 것이었다. 그달로 박씨부인은 태기가 있어 달이 차자 한거번에 달덩이같은 옥동자를 둘이나 낳았다. 그리고 밑으로 딸 하나까지 더 얻어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
어느날 형제가 마당에서 놀고있는데 요란스럽게 우는 새소리가 들려왔다.형제가 주위를 둘러보니 뒤곁 밤나무 위에서나는 소리였다.밤나무 위에 살고있는 딱따구리의 알을 훔쳐먹으려는 구렁이와 딱따구리와의 싸움이었다. 형제는 형제는 이 처참한 광경을 보고 무서워하며 피하기보다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돌로 구렁이를 치기 시작했다. 그날밤 또 한마리의 구렁이가 밤나무에 올라가 딱따구리 한마리를 감아 내려와 죽여버렸다. 밤새 딱따구리가 울어댄 것이 마음에 걸린 쌍동이형제는 아침이되자 뒤곁의 밤나무에 올라가보았다.남은 한마리의 딱따구리가 알을 품고있었지만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이런일이 있던 날부터 비 오는 밤이면 딱따구리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이 울음소리가 들리면 쌍동이 형제는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르며 기절하는 것이었다. 갖은 좋다는 약은 다 써보았지만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야위어 갔다. 생각다 못한 부인이 스님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얘기하여 주니 쌍동이 형제가 어린 시절에 딱따구리를 구해준 일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구렁이가 쌍동이를 해치려고 하는것을 딱따구리가 방해하여 아이들을 살려내어 구렁이는 원수를 갚기 위해 딱딱구리의 씨를 말리려고 알을 먹어버리려고하였고 아이들은 딱따구리를 도와준 인과응보라고 하였다. 그때에 아이들의 가슴이 놀래어 그러니 하루바삐 이사를 하라고 하였다. 시간이 촉박한 부인이 돌아와 남편에게 이사가자고하니 졸지에 갈곳도없고 조상의 뼈가 묻힌 조상대대로 살아온 정든 곳을 떠날 수가 없다고 이사하기를 반대하였다.
결국에 결말을 짓지 못하고 있던 차에 어느날 초저녁 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그때 비바람속에서 구렁이와 딱따구리의 싸우는 소리가 들여오는 것이었다. 형제는 며칠을 더 앓다가는 같은 시간에 둘다 숨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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